의료노련 소식

<기자회견문>의대 정원 확대, 주권자인 국민이 지지한다!의사단체는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한 극단적 협박 멈추고 복귀하라!     지난 달, 25일, 전공의들이 떠난 상황에서 의대 교수들마저 집단사직서를 제출하였고 병원은 외래진료를 축소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교수들 역시 이권다툼에 영합해서 병원 현장을 떠나겠다고 합니다.   의사이자 교육자인 의대 교수들이 전공의들의 불법행위에 동참하자는 모습을 보인 것에 유감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후학들이 환자 생명의 존엄과 의술을 대할 때 가지는 태도와 관련하여 무엇을 배우겠습니까?   사회 필수서비스는 어떠한 경우에도 중단되어선 안 됩니다. 노동조합이 파업을 하게 되더라도 어디까지나 노조법상 절차에 따라 노조 집행부와 함께 정당한 쟁의권 행사를 하는 것입니다. 집행부 통제에 따라 사업장에 집합하고 병원 내에서 파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로 협정으로 체결된 필수유지업무, 즉 응급실이나 중환자실과 같이 환자의 생명이 경각을 다투는 주요한 부처는 정상가동을 전제로 하고 쟁의에 돌입하게 됩니다. 그 무엇보다도 생명보다 존귀한 가치는 없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정부의 유효·적법한 업무개시명령이 발령되었고 불법적으로 집단사직하여 의료계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습니다. 대한민국이 법치주의 국가라는 인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울 따름입니다.   현장을 버리고 떠나겠다는 이 무책임함은 ‘국민을 이기겠다’는 발상에서 발로된 것입니다. 의대 정원 확대는 주권자인 우리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의제입니다. 의사단체는 줄곧 정부의 압력만을 얘기한 채 지역의료확충과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이 국민적 요구를 외면하고, 우리 국민과 다투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전문의가 되기까지 의사 양성비용은 1인당 약 8억 6700만원, 연간 총 2조 7175억원이 소요됩니다. 이러한 비용은 국가의 공공지원과 의학교육기관, 그리고 수련기관인 병원이 함께 부담해 온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의료서비스 질이 우수한 데에는 의사 본인들의 노력도 있겠으나, 막대한 부를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재투자하는 민관의 국민적 허락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대의적 양보와 협력을 아랑곳하지 않게 무시하면서 오만하게도 자신들을 후원해준 우리 국민들을 사지로 내팽개쳤습니다. 참으로 후안무치하고 적반하장격이라는 말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의사 수 증원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우리 의료노련은 이번 4월 1일자 대통령실 대국민 담화 발표에서 대통령이 의대 정원 확대의 의지를 비춘 것이 사세당연하고 지극히 온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의대 정원 확대’라는 정답은, 장장 10년동안 사회적 논의를 통해 숙고하여 얻어낸 결실입니다. 의사단체의 주장처럼 축소하거나 현상유지되어서는 현재의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과 같은 필수의료, 지역의료 부재와 향후 고령화로 폭증할 의료수요 문제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의료노련은 의대 정원 확대와 지역의사제 제정을 누누이 강조하여 도입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의사 본인들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전공의 절반 이상이 주당 80시간을 근무하고, 일주일 최소 한 번은 24시간 연속근무를 해야 하는 극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으면서 의사 수 확대 없는 여건 개선을 바라는 것은 모순입니다.   전공의들이 떠나고 의대교수들 마저 집단사직서를 제출한 지금 병원노동자들이 느끼는 현실은 언론보도 내용보다 훨씬 열악합니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3차병원 또한 있습니다. 3차병원은 의료법상 중증질환에 대하여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종합병원으로, 암이나 이식 수술 등, 그리고 생사로 직결되는 질환의 치료를 위한 전문적인 의료장비가 배치돼 있는 등, 그 중요도가 특히나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3차병원이 운영을 축소함에 따라 암이나 중증질환으로 인한 위급환자의 치료에 혼선이 발생하였고 환자들과 보호자인 그 가족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병동은 폐쇄되고 있고 무급휴가를 권고하여 사실상 휴업 상태에 들어가는 병원 또한 있습니다. 병상가동률이 절반 가까이 줄면서 하루에도 수억 원씩 손해를 보게 된 병원들은 타 산업의 구조조정 방불케 하는 허리띠 졸라매기를 하고 있습니다.   일부 명예퇴직을 논의 중인 곳도 있으며 간호사 정규직 공채 합격 후에도 신규 입사 발령 또한 유예 중입니다. 올해 병원노동조합들의 임금협상(단체교섭)은 사실상 포기상태이고 여차하다간 급여 지급도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관측되고 있습니다. 의사들과 우리 병원노동자들의 일터인 병원이 존립의 위기를 맞은 상황입니다.   본 연맹은 전공의와 교수들에게 집단 이기심에서 발로한 안하무인격 행보를 멈추고 의료현장과 돌보아야 할 환자들의 곁에 돌아올 것을 강권하는 바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사직 전공의들의 현장복귀 후 우리 시민사회와 의·정간 사회적 대화를 위한 기구를 편성하는 것입니다. 정부의 의지는 이미 확인되었습니다. 의대교수협의회도 성명서를 통해 ‘조건 없는 대화’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제 의사들이 화답할 차례입니다. 전공의들의 조건없는, 즉각적인 현장으로의 복귀를 촉구합니다. 더는 집단행동과 낭설로 환자들과 우리 병원노동자들을 방기하지 말고 현장으로, 그리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의사 그대로의 본분과 소명을 지킬 것을 강권합니다.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으면서까지 과연 얻어낼 실익이 있을지, 여론이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지 고심해보기를 바랍니다.   2024. 04. 04.   한국노총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의료노련 뉴스레터
조직/정책 자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