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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노련 20주년 기념 안전문화토크콘서트] 화두는 "인력충원으로 병원사업장 폭언·폭행·갑질 아웃"

 

"일하면서 폭행을 당한 적이 있나요? 직장내 상하관계에서 오는 갑질 혹은 환자·보호자로부터 갑질을 경험하신 적 있습니까?"

질문을 받은 의료노련(위원장 이수진) 조합원이 쪽지에 적어 낸 답변은 제각각이었지만 해법은 다르지 않았다. 바로 "인력충원"이다. 병원노동자의 과중한 업무가 직장내 부당한 행위로 이어진다는 조합원의 시각이 반영된 것이다.

의료노련이 설립 20주년 기념행사로 29일 오후 서울 연세의료원 에비슨의생명센터에서 '2019 안전문화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토크콘서트는 병원사업장의 폭언·폭행·갑질문제를 '아웃(OUT)'시키자는 취지로 마련했다. 이수진 위원장은 "의료노련의 가장 큰 고민은 인력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법이나 정책으로 병원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간호사는 1인당 돌봐야 하는 환자수가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8 보건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7년 기준 인구 1천명당 활동 간호사가 3.5명이다. OECD 평균 6.5명의 절반 수준이다. 간호사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무부담은 선배 간호사가 신규간호사에게 충분한 교육을 할 수 없게 만든다. 선배 간호사가 업무를 처리하고 나서 부수업무로 하는 신규간호사 교육은 병원사업장 직장내 괴롭힘 문화 '태움'으로 이어졌다.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끔찍한 표현이다.

권미경 연세의료원노조 위원장은 "직장내 괴롭힘 문제는 어디에나 있었고 '태움'이라는 표현이 은어처럼 사용돼 왔다"며 "신규간호사에게 일을 가르쳐 준다는 이유로 인격적으로 대우하지 않으니 신규간호사는 밥도 못 먹고 출근해 만신창이가 돼서 집에 돌아가는 상황이 생겼다"고 전했다.

이수진 위원장은 "중요한 것은 간호사 이직률을 낮추는 일"이라며 "간호대 정원을 늘려도 간호사의 과중한 업무부담 때문에 졸업 뒤 일을 시작한 간호사들도 3년 내 그만두는 상황이 발생하니 인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권미경 위원장은 "얼마 전에도 연세의료원에서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징계가 이뤄졌다"며 "관리자에게 책임을 묻기까지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이런 것들(징계)이 학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이수진 위원장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영화배우 박원상씨가 참석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얼마 전 직장 내 민주주의에 관한 책을 봤다"며 "이직률이 높은 것을 막으려면 '괴롭히지 마라'는 교육만큼이나 팀장이나 과장(관리자)에게 민주주의적 리더십을 가르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주영 위원장은 "특례업종에서 제외된 사업장은 올해 7월1일부터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상한제가 시행되는데 법 개정 때 보건업종이 특례에서 제외되지 않아 마음이 편치 않다"며 "쉼이 있는 삶, 저녁이 있는 삶, 새로운 재충전을 위해 의료노련이 대한민국 국민을 어루만져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원상 배우는 영화제작 현장 상황을 소개했다. 그는 "제작사는 보통 제작단가가 올라간다는 이야기를 먼저 한다"며 "영화나 드라마 촬영장에서는 밤낮으로 촬영이 이어지며 스태프들은 좀비가 되고 그러다 사고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씩 현장은 나아지고 있다"며 "지금은 일종의 계도기간인 셈"이라고 전했다. 한편 의료노련은 1998년 5월16일 출범해 지난해 20주년을 맞았지만 내부 논의를 거쳐 올해 기념 행사를 열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8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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