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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노련, 의사파업 철회 촉구 “교섭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의협, 26~28일 제2차 전국의사총파업 예고 …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료 확충 반발
의료노련, “국민건강권을 볼모로 하는 집단행동,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어”
25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진행된 ‘의사의 집단 진료 중단 행동 철회 및 공공의대 설립과 의료공공성 확대 촉구’ 기자회견 현장. 최미영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오른쪽 두번째)과 신승일 의료노련 위원장(오른쪽 세번째)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의사들의 고생 이해합니다. 옆에서 일하는 동료로 지켜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해결은 이런 식으로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소중한 가치가 먼저 실현되고 그 다음 협상이 돼야 합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할 때 뭐라고 했습니다. 일생을 인류 봉사를 위해 살겠다. 환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의사가 되겠다고 했습니다. 현실에서 그 원칙이 자주 잊힐 지라도 지금은 이렇게 해야 합니다.”

17년 동안 의료현장에서 간호사로 일한 최미영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의 말이다. 26일 예고된 대한의사협회의 의사파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제2차 대유행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단체진료거부는 적절치 못하다는 것이다.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위원장 신승일, 이하 의료노련)은 25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의사의 집단 진료 중단 행동 철회 및 공공의대 설립과 의료공공성 확대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의대정원 확대 반발
의사단체 ‘실력행사’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발한 의사단체들이 8월 7일 전공의 파업을 시작으로 실력행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의사단체가 4대악으로 규정한 정부정책은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료대학 설립 계획 ▲비대면 진료 ▲한방 첩약 급여화다. 그러나 의사파업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료대학 설립으로 풀이된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8월 26일부터 28일까지 제2차 전국의사총파업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1차 전국의사총파업은 8월 14일 단 하루 실시됐기 때문에 눈에 띄는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을뿐더러 파업기간도 길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제1차 전국의사총파업에 일주일 앞서 8월 7일 인턴‧레지던트 과정에 있는 전공의 파업을 실시했고, 21일부터 부분적으로 전공의 파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더불어 대전협은 제1차 전국의사총파업과 마찬가지로 의협에서 예고한 제2차 전국의사총파업에도 가세할 것으로 밝혔다.

윤수미 인하대병원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대부분 전공의가 파업에 참여한다”면서, “14일 파업은 하루여서 현장 노동자들이 참았던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번 파업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응급실 업무, 수술 연기, 신규환자 내원 불가 등 문제가 벌써부터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8월 7일 여의대로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주최한 '청년의사 단체행동' 현장.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시국이 시국인데'
의사파업 명분 있나

의사파업에 대한 노동시민사회계의 반발은 크다. 8월 15일 광화문 집회 이후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코로나19 병상 부족 등 대응력이 한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의협은 정세균 국무총리와의 면담 이후 의사파업에도 코로나19 대응 진료는 유지한다고 밝혔지만 늘어나는 확진자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의료계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의사파업을 강행한다는 것은 그 이유가 어찌됐든 비판받을 만한 일이라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의료노련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엄중한 상황 하에서 집단 휴업을 강행하려는 의협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자신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집단적으로 진료행동을 중단하는 것은 노동권으로 인정하지만, 국민건강권을 볼모로 하는 집단행동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현장의 인력부족
더 이상 외면 말라

더불어 의사 수 부족으로 인한 과중한 업무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서도 의사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표적으로 PA간호사와 전공의 과로 문제가 있다. 두 문제는 긴밀히 연관돼 있다.

PA간호사는 진료보조간호사로 불린다. PA간호사의 업무는 처방에서부터 봉합, 동의서 작성 등 의사의 주요‧부수 업무를 망라한다. 의사의 일을 간호사가 대리하는 것은 엄연히 의료법상 불법행위지만, 전국적으로 1만여 명 이상으로 만연한 현실이다.

병원 현장에서 불법임에도 PA간호사를 용인하는 이유는 전공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PA간호사가 담당하는 업무는 전공의의 업무와 겹친다.

하지만 이미 전공의는 피로를 넘어 과로 상태다. 전공의의 노동시간은 ‘법적으로’ 주당 80시간에 달한다. 이마저도 2017년 전공의의 수련시간을 주당 80시간으로 제한하는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하 전공의법)이 시행되면서 줄어든 결과다.

그러나 전공의 노동시간 감축에 따라 의사인력확대가 뒤따르지 않으면서 PA간호사의 업무가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했다. 현장에서 'PA간호사의 수만큼 전공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신승일 의료노련 위원장은 “의사파업을 언급하기 앞서 대형병원에서는 의사가 부족해서 의사업무를 PA 간호사가 대신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환자 안전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의사 인력 확대 요구는 진료 영역에서 같이 일하는 의료인 모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의료노련은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재난 위기를 극복하고 의료인력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사인력 뿐만 아니라 의료인력 전반의 확충이 필요하다”면서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공공의료기관 확충 ▲공공의료인력 확대 ▲의협의 파업철회 ▲파업기간 중 진료공백 간호사 대체 불가 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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