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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수준 보건인력 ‘(가칭)진료협력사’ 신설 제안
 
이기효 교수 “의사인력 부족으로 무면허 보조인력 횡행”
복지부, 의료계 현안 이해당사자들과 협의 통해 해결 강조
 

매년 늘어나고 있는 무면허 의사보조인력 소위 PA(Physician Assistant)를 합리적으로 제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만 지금과 같은 PA가 아닌 ‘(가칭)진료협력사’라는 중간수준의 보건인력을 신설하자는 제안이다.

이기효 인제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11월 11일 오전 10시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의료노련)이 주최한 ‘의료인력 노동환경 개선과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체계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의사와의 협업을 전제로 임무를 수행하는 ‘진료협력사’ 도입을 주장했다.

이날 ‘우리나라 보건의료인력 협업체계 구축방안’이라는 발표에서 이 교수는 보건의료 수요 및 비용 지출의 지속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보건의료인력의 수는 매우 부족하다며 인구당 의사 수는 최근 17년간 증가했지만 아직도 OECD 평균의 6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의사 인력 부족은 국가보건체계 전반에 심각한 폐해를 유발하고 있어 시급하게 확충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극심한 의사 부족으로 무면허 의사보조인력의 활용이 횡행하고 있다며 그 근원에는 의료법의 경직적인 임무 규정이 자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의사의 면허범위를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의사와 협력해 일해야 하는 간호사를 포함한 다른 보건의료인력의 면허범위를 경직적으로 운용하는 현행 의료법 및 이에 근거한 판례가 현대적인 팀 기반 의료(team based care)의 구현을 불가능하게 하는 장애가 되고 있다”면서 “무면허 PA 문제는 법과 현실이 불일치하는 한국 의료의 대표적인 치부이자 후진적 관행으로 심각한 폐해를 유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 교수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중간수준의 전문가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가 이뤄지고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최적의 진료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고유의 전문지식을 갖춘 다양한 전문가를 포함하는 진료 팀이 구성돼야 하는데 미국에서는 진료 팀에 의사를 중심으로 APRN(Advanced Practice Nurses), PA, 간호사(RN), 약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영양사, 간호조무사, 사회사업가, 심리사 등의 다양한 직종이 포함되고 각 직종의 전문가가 갖는 고유한 감정과 시각이 환자에게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진료서비스 제공을 가능케 함으로써 팀 기반 진료가 지지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APRN과 PA는 진단과 약리치료 등 전통적으로 의사의 영역이었던 특정 진료 구성요소를 수행하도록 허용되는 중간수준전문가로 비의사임상가로도 불린다”면서 “중간수준전문가가 포함된 팀 기반 진료는 효과적인 협업으로 보건의료서비스의 질과 생산성, 그리고 환자 만족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 교수는 “특히 의사 인력의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는 APRN과 PA가 의사 인력 부족의 폐해를 완하는 효과적인 완충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모델은 미국에서 환자는 물론 의사협회의 지지를 받고 있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포괄적으로 의사가 위임하는 의료 업무로 직능 범위를 규정하고 의사와의 협업을 전제로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중간수준의 보건인력으로 ‘(가칭)진료협력사’ 신설·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진료협력사 양성은 광범위한 일반의 의학교육(generalist medical education) 내용으로 구성된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교육하고 대학원 졸업 후 국가시험을 거쳐 보건복지부 장관 면허를 부여하면 된다”면서 “기존 전문간호사에게 필요한 추가 교육 이수와 시험을 조건으로 진료협력사 면허를 부여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고 진료협력사 정원에 연동해 의사 수급계획을 수립하도록 해 의사 지역단체의 수용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다만, 이 교수는 진료협력사 도입과 같은 협업체계 개혁과 공익보호를 위한 사회적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교수는 “다소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의견 수렴 과정에서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여하고 입장 차이에 대해서는 상세한 논의와 지속적인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의견 일치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전문가 직역의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에 대해서는 사회적 대화, 공론화의 관점에서 공익 구현을 위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시민 참여의 정책 거버넌스 구축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복지부는 다양한 의료계 현안을 이해당사자들 모두와 협의를 통해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문제라서 고민이 필요하고 여러 가지 의견수렴과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며 “6개 의약단체가참여하는 보건의료발전협의체에서 이해당사자 간의 문제가 논의될 것이다. 정부가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각 단체의 의견을 받아 실무자를 중심으로 1주일에 최소 1~2차례의 회의를 통해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 정책관은 “이용자 중심의 의료혁신협의체도 운영되는데 여기에는 시민사회와 두 개의 노동단체가 함께 참여해 환자안전, 보다 나은 의료이용환경, 공공의료, 필수의료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면서 “의사인력 문제는 의정협의체에서 중점적으로 논의하는 등 정부는 앞으로 3개 협의체를 중심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현안에 대해 의지를 갖고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재찬 대한병원협회 상근부회장은 PA 문제를 제도화해 해결하는 게 중요하지만 사회적인 용인을 넓히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송 상근부회장은 “PA 문제를 제도화해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나 사회적 또는 직역 간 합의까지 도달하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현실적인 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심초음파와 관련해서 의사의 지도 감독과 이를 행한 간호사가 병원 내에서 충분한 교육을 받은 상황에 대해서는 사법부에서도 불기소 처분으로 용인을 하고 있는 만큼 이런 부분을 넓혀 가야 한다”며 “안정적이고 검증된 부분은 다른 의료인력이 해도 문제가 없을 경우 현장에서 할 수 있어야 만이 의료의 발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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