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의사 단체행동 관련 의료법 일부 개정법률안 입법
필수유지의료행위 규정, 위반 시 제제 근거 마련한다는데
의료계 “파업 당시 필수의료인력은 불참, 사유 부적절”

 

[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여당이 의료계 파업을 원천봉쇄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첩약급여화 강행에 이어 이번 입법화 작업까지 정부가 먼저 분쟁의 불씨를 지피고 나선 꼴인데 의·정 간 이해관계가 점점 첨예화되면서 ‘고르디아스 매듭’ 풀이는 먼 나라 이야기가 되는 양상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비례대표)이 의사들의 단체행동을 규제하는 의료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내놨다. 필수유지 의료행위를 규정함과 동시에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위반할 시 제재에 들어가겠다는 게 골자다.

최 의원은 "지난 8월 전공의 등 의사단체 진료거부가 계속되면서 중환자·응급환자에 대한 필수의료 진료공백 우려가 높아지고 중증환자 수술이 연기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험이 초래됐다. 전공의 등 의사단체 진료거부가 발생한 8월에는 약물을 마신 40대 남성이 응급처치를 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3시간을 배회하다 결국 숨지는 사례까지 발생했다"며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등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적인 의료행위는 국민들의 생명에 직결되는 것이므로 지속·유지될 필요가 있다. 이에 의료법에 필수유지 의료행위를 규정하고 같은 행위에 대해서는 정당한 사유 없이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며 위반 시 제재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의료법 개정안 입법 이유를 밝혔다.

한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이런 최 의원의 주장에 반기를 든다. 당초 파업 때 필수의료인력은 병원을 지켰으며 의사들 역시 노동자임에 따라 쟁의행위권을 가지고 있기에 이번 입법 추진의 근거로 빈약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파업 때 필수의료인력과 전문의들이 병원을 지켰기 때문에 개정안 추진 근거로는 부적절하다고 본다. 또한 집단휴진은 노동자들이 권리를 행사한 것뿐이다. 의료법 15조, '의료인은 진료 요청을 받으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 한다'는 규정에서 '정당한 사유'의 기준이 무엇인가. 정부의 4대 정책이 환자들의 생명과 직결된 일인 만큼 의료계는 전문가 집단으로 해야 할 소임을 한 것"이라며 "최 의원은 의사들을 노동조합법상 노동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는데 파업의 주축이었던 전공의들은 사립병원 등에 고용된 엄연한 노동자다. 이런 보복성 행정조치는 이뤄져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 A 병원 전공의의 의견도 맥을 같이 한다. 그는 "전공의들은 노동조합법에 따라 사용자 등 대상의 쟁의행위에 적용되는 신분으로 우리의 투쟁은 노동법 위배가 아니다"며 "집단행동 당시 발생한 사망 사례에 관해선 직접적 사실관계를 따져봐야 알 수 있으므로 이번 개정안 추진의 이유로 이용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6일 성명을 내고 “여당에서는 마치 전공의 및 전임의 파업으로 인해 병원의 필수유지 의료행위가 이뤄지지 않은 것처럼 호도하면서 이를 핑계로 의사들의 단체행동을 법적으로 금지하려는 파렴치한 행동을 하고 있다"며 일갈했다.